힘들다. 조카 두 놈이 공무원 시험을 봤단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기껏(?) 9급이다. 그것도 한 놈은 고시원에서 생활을 했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라떼'는 입도 떼기 힘든 시절이다. 그들에게 미래를 얘기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엉뚱한 놈들에게 표를 준다는데 가만히 있기도 힘들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6.05
백신 잔여백신이 있었습니다. 마침 대구에서 경주로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고속도로로 달려 산내에 도착하니 딱 12시입니다. 한선생이 먼저 와 계시네요. 간단한 문진 끝에 어깨에 꾹. 끝이네요. 옆 칼국수 먹고 헤어집니다. 현재 시간 17:13분 말짱합니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5.31
상추 아버지께서 옥상 텃밭을 가꾸신다. 갈 때마다 어린상추와 정구지를 주신다. 정구지는 김치담그고, 저녁에 상추를 곁들여 한상 가득 차렸다. 연하디 연한 상추가 가끔 목에 걸린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5.25
소머리 스승의 날이라고 핑계를 만들었다. 현직에 아직 3명이 있다. 이샘이 못온다하고 나머지는 모인다. 금요일 아침부터 가마솥에 불을 넣었다. 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인다. 오늘은 취하지 않고 보낸다. 늦게 김인곤샘도 오셨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5.14
새롭다 항상 아버지를 뵈러 가는 날이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오는건 상상도 하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었고, 우리는 그렇게 살았다. 올해 조카 한 놈이 꽃을 보냈다. 새롭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5.14
열무김치 국수 어느날 열무김치를 만들었다. 모두들 칭찬이 대단했다. 다음부터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무언가를 더하기 시작했다. 맛이 없어지는게 그때부터였나보다. 오랜만에 다시 열무김치를 만들었다. 생각만치 맛이 안나왔다. 짜게 만들어 국물이 남았다. 처남이 와서 육수를 더해 국수를 말았다. 육수 맛이 뒤끝에 강하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5.08
미안하다. 하필 세월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7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직 침몰 원인도 찾지 못했다. 아이를 가슴에 품은 부모들에게는 영겁의 세월일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가도 꼭 찾아야 한다. 미안하다. 아이들아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4.16
우리 경환 처남이 포항에 산다. 처형과 아내는 처남에게 '우리'라는 단어를 앞에 붙인다. 귀한 처남께서 가끔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는 "별일 없나?"한다. 한 잔 하고프다는 말이다. 덩달아 나도 신이 난다. 이번에는 술이 빠졌다. 처남이 대상포진을 앓아서다. 아! 빠진게 또 있다. 쑥국에 도다리가 없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2.25
백기완 선생님 먼발치였지만 집회에서 가끔 그를 보았다. 두루마기와 백발, 그리고 힘찬 사자후에 빠져들었었다. 평생을 살면서 오롯이 한길로 가기 힘든 세상에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사신 분이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2.20
샌드위치 아내는 샌드위치 앞에서는 걸음을 멈춘다. 빵과 관련한 것들을 집에서만은 멀리 해왔는데, 어쩌다 토스트기를 질렀다. 첫 작업으로 계란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아내가 조용히 "너무 퍽퍽하네." 그냥/나에게는 별일 202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