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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야기 143

18_[조지아] 아할치헤 Akhaltsikhe

"오늘같은 날도 있네. 그쟈." 저녁 성에 있는 식당에서 맥주잔을 놓고 내가 아내에게 한 말이다. 그러니까 그 날 아침에만해도 나는 땡볕에 서서 속으로 후회하고 있었다.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왼쪽으로 고개를 길게 빼고 있다. 한참을 차가 오지 않은 것이다. 아침에 출발하는 마슈로카를 탔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온다. 그렇다고 내색을 할 수는 없다. 아내를 그늘로 피신시켜 놓고 땡볕에 서 있자니 금방 등어리에 땀이 찬다. 11시 대형버스가 우리 앞에 멈춘다.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간다. 자기도 아할치헤로 간다는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손짓을 한다. 아니 큰 버스가? 이코노미증후군이라도 좋다. 나타나기만 해라 하던 참이었다. 짐칸에다 가방을 밀어 넣고는 차에 오른다. 에어컨까지. 12시 버스터미널에 도착..

17_[조지아] 보르조미 - 아할치헤 - 아르메니아 국경넘기

1. 디두베 - 보르조미: 마슈로카로 2시간, 7GEL 2. 보르조미 - 아할치헤 Akhaltsikhe(2.5라리) 1) 전날 버스터미널에서 물어본 결과는 오전 09:00에 마슈로카 출발한다 했다. 2) 설마 그것 뿐이겠어 하고는, 당일(7월 17일) 10:30분경. 버스터미널 도착하니 길을 건너 있다가 지나는 차를 타고 가라한다. 마슈로카 타는 곳에서 길을 건너면 큰나무 아래 옹벽이 있다. 버스정류장 표시는 없으나 사람들이 서 있더라. 3) 옆에 계신 분에게 확인하고는 기다렸다. 4) 11시 대형버스가 온다.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간다. 이 버스다. 에어컨도 빵빵하다. 5) 파악한 정보: 보르조미에서 11시 출발, 아할치헤에서 12시 도착. - 디두베에서 출발했다하니 9시일 듯하다. - 아할치헤에서는 ..

16_{조지아] 보르조미 Borjomi

조지아에는 에비앙이 발을 못붙인단다. 카즈베기에서 나오는 날 러시아로 가는 도로에는 화물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아내가 "아마 저 컨테이너의 반은 보르조미 광천수일거야"라며 1년에 1억병을 수출한단다. 이번에는 기사를 잘 만났다. 덕분에 무사히 즈바리고개를 넘고 주위의 경관도 눈에 들어온다. 디두베에서 간단히 점심을하고 가방을 끌고 나오는데 "카즈베기" 한다. "No, 보르조미" 하니 따라 오란다. "마슈로카?" 손으로 까딱까딱하고는 앞서서 걸어간다. 아! 이번에도 하면서 절레절레 따라나서니 택시들 사이에 마슈로카가 있다. "이거" 씩 웃으며 가방을 싣고는 타란다. 앞자리는 이미 예약(?)이 되었다며 끝자리로 가란다. 시간이 되니 하나 둘 자리를 채운다. 출발하고 2시간, 보르조미..

15_[조지아] -카즈베기

그의 왜건이 6인승이라는 걸 안 순간 그기를 벗어나야 했다. 디두베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서는 우리에게 그가 다가왔다. "카즈베기"하면서 길건너 푸른색 왜건을 가리킨다. 보닛에는 별이 빛나고 있었다. "얼마냐" "150라리, 3곳 - 대부분 이렇게 한다. - 세워줄께" "안해," 마침 지나가는 두 명을 데리고 와서는 인당 25한다. 우리를 차 옆에 세워 두고는 다시 헌팅을 한다. "왜 안가냐" "6인승이다. 니들이 50을 나눠낼래" 후덕한 몸집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미소에, 우리는 사자에게 목덜미를 물린 영양처럼 허무하게 무너진다. 누군가는 왜 항상 당하냐고라고 반문하겠지만 새로운 도시에서 나는 그렇게 되더라는 말밖에. 6명의 좌석을 채운 기사는 배낭 2개과 캐리어 하나-불행이 내꺼였다.- 를..

13_[조지아] 시그나기- 外傳

7월 7일 오늘이 그 날이다. "우리 여행가면 가끔 아무것도 하지말고 멍때려 보자." "그라자" 이미 장소는 점찍어 두었었다. 늦은 아침을 하고 빈둥거리다 광장으로 가서 다음날 트빌리시로 가는 마슈로카 예매를 하고 돌아오다 수박을 한통 샀다. 1kg에 0.6라리다. 호기있게 한 놈을 저울에 올렸더니 5라리를 달란다. 그러고는 아저씨가 가만히 있는다. 그냥 들고 가라는 뜻이다. 어깨에 짊어졌다가 가슴으로 안았다가를 반복하며 숙소에 전해드리고는 예의 그 카페로 간다. 내가 좋으면 남들에게도 좋은 법. 가장자리는 이미 선점한 이들이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하우스 와인과 쥬스, 탄산수, 뿌리(빵)와 샐러드를 주문한다. 좋던 바람이 잠잠하고, 차양막이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지 않는다. 멍때림 취소하고 주섬주섬 가방..

12_ [조지아] 시그나기 보드베 수도원

보드베(Bdbe) 수도원의 마리아 상에는 긴 칼자국이 있단다. 1924년 러시아가 조지아를 합병한 후 이 수도원을 병원으로 사용했고, 마리아상은 수술대로 사용되었단다. 촬영 금지라 사진은 없지만 촛불이 켜지는 곳에 있어 자세히 보면 마리아의 얼굴에 긴 금이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 칼자국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라. 이 수도원을 알기 위해서는 성녀"니노"를 알아야 한다. 니노와 관련한 이야기는 므츠헤타에서 상세히 다루어 질 것이다. 니노가 말년에 여기에 정착을 했고 죽었단다. 시신을 므츠헤타로 옮기려 했으나 관이 움직이지 않아 매장을 하고 그 위에 수도원을 지었단다. 사람들이 시그나기에 오는 이유는 결혼 때문만이 아니다. 여기는 조지아의 유명한 와인 산지이다. 관광객들은 와이너리와 수도원을 묶어 투..

11_ [조지아] 시그나기

조지아 여행의 시작이다.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5월 어느날 아내 친구(쨍쨍)가 카즈베기를 가거던 Rooms Hotel에 꼭 가보라고 했다. 벌써 검색해보고는 가격이 후덜덜해서 비슷한 전망을 가진 호스텔을 찾고 있던 참이었다. 귀가 쫑긋해진 아내가 드디어 여행 일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쩔수 없이 아내 생일에 맞춰 Rooms Hotel을 예약했다. 여기에 맞춰 움직이려니 일정이 꼬이기 시작했다. 쉐키를 거쳐 시그나기로 들어가려 했건만 시간이 맞지 않아 7월 02일 바쿠에서 트빌리시까지 12시간 침대 열차를 탔다. 한 때는 침대열차가 꿈이었지만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이것이 절대 낭만적이지만 않다는 사실을 익히 아는 터였다. 3일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출국과 입국 절차에 3시간 남짓 보내고는 09..

10_ 바쿠 - 먹고자기

외국인이 김치찌개- 만원짜리와 오천원짜리의 - 맛의 차이를 알수 있을까? 블로거 소개나 음식 평가로 유명한 사이트의 별점 -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여기에 기대게 된다. - 을 내 미각은 구분해 낼 수 있을까?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내 변명부터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아야겠다. 내 입이 까다롭지 - 이것은 지인들이 안다. 어떻게 증명하지. - 않다. 내 앞에 놓인 음식을 한번도 안(못) 먹은 적이 없다. 가능하면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식당에서 영수증을 받으면 숫자가 커질수록 만족감은 떨어진다. 아마도 맛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해서 일게다. 이 때문인지, 아니면 나이가 들어감인지 언제부턴가 가방에 우리 음식이 차지하는 공간이 자꾸 커진다. 알마티에서도 한식당을 2번이나 들렀고, 바쿠에서도 우리 ..

09_불꽃타워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번외편이다. 호스텔에서 4일을 지내다 이 곳으로 옮겼다. 중앙역 근처이고 22층의 아파트라 했다. 아내는 내내 이 집을 기대하고- 예약 사이트의 사진은 대단했다. - 있었다. 실제로 들어와 본 첫 느낌은 '우와', '세상에', '너무조아', '넓구나' 였다. 그 뿐만 아니었다. 냉장고에는 와인, 계란, 우유, 버터, 치즈, 소세지 등이 들어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에게" 라며 신나했다. 세탁도 무료란다. 근데 밖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아제르바이잔이 '바람이 많은 곳'이라 했던가. 하필 내일은 비소식이 있다. 최고층인 22층의 지붕은 도대체 뭘로 마감을 했는지 바람에 온갖 것들이 요동을 친다. 이 집에서 마련해준 와인을 먹고 나는 뻗었는데 아내는 밤새 뒤척였단다. 아침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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