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바쿠의 번외편이다.
호스텔에서 4일을 지내다 이 곳으로 옮겼다. 중앙역 근처이고 22층의 아파트라 했다.
아내는 내내 이 집을 기대하고- 예약 사이트의 사진은 대단했다. - 있었다.
실제로 들어와 본 첫 느낌은 '우와', '세상에', '너무조아', '넓구나' 였다.
그 뿐만 아니었다. 냉장고에는 와인, 계란, 우유, 버터, 치즈, 소세지 등이 들어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우리에게" 라며 신나했다.
세탁도 무료란다.
근데 밖에는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아제르바이잔이 '바람이 많은 곳'이라 했던가.
하필 내일은 비소식이 있다. 최고층인 22층의 지붕은 도대체 뭘로 마감을 했는지 바람에 온갖 것들이 요동을 친다.
이 집에서 마련해준 와인을 먹고 나는 뻗었는데 아내는 밤새 뒤척였단다.
아침에 내가 깨니 아내가 비로소 잠을 청한다. 여린 친구가 밤새 뒤척였다보다.
팔베개를 하고 멍하니 있자니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당장 짐을 들고 다른 숙소로 옮기고 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아내는 이제야 잠이 들고 나는 공포에 빠진다.
둘이 깨어 아침 준비를 하는 중에 바람이 잦아든다. 아내는 환전하지 않고 남은 돈으로 내일까지 버티잔다. 휴대폰과 컴퓨터를 들고 소파에 몸을 깊이 묻는다.
여기 불꽃타워의 야경이 좋다더라. 그래도 우리는 그 뭐 안봐도 되지러 라며 무심히지나쳤다. 교통카드도 남았고 저녁이 되니 심심하기도 하고해서
"가자. 야경이나 보게"
설렁설렁 걸어 매트로로 간다. 교통카드가 있으니 공짜 기분이고, 나에게는 에스컬레이트가 놀이기구 수준이다.
바닷가에 도착한다.
춥다.
사진 몇장 찍고는 카페로 들어간다.
춥다. 게다가 나는 맥주를 시킨다.
맨날 배낭에 바람막이 갖고 다니는데 필요할 때만 두고 온다. 내 것만 가지고 와서 아내에게 주고나니 반바지, 반팔인 나는
춥다.
8시 해가 저문다. 9시 불꽃타워가 춤을 춘다.
아내가 옷을 벗어 나에게 입힌다.
집에와서 된장찌개로 와인을먹는다. 아내의 눈에서는 오늘고 광선이 나온다.
'해외여행 이야기 > 19_Kavkaz'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_ [조지아] 시그나기 (0) | 2019.07.07 |
---|---|
10_ 바쿠 - 먹고자기 (0) | 2019.07.04 |
08_바쿠 BAKU - Day Trip (0) | 2019.07.01 |
07_BAKU 바쿠-Old City (0) | 2019.07.01 |
06_바쿠 BAKU 여행정보 (0) | 2019.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