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19_Kavkaz

12_ [조지아] 시그나기 보드베 수도원

그저 물처럼 2019. 7. 7. 22:42
반응형

보드베(Bdbe) 수도원의 마리아 상에는 긴 칼자국이 있단다.

1924년 러시아가 조지아를 합병한 후 이 수도원을 병원으로 사용했고, 마리아상은 수술대로 사용되었단다. 촬영 금지라 사진은 없지만 촛불이 켜지는 곳에 있어 자세히 보면 마리아의 얼굴에 긴 금이 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이 칼자국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라.

이 수도원을 알기 위해서는 성녀"니노"를 알아야 한다. 니노와 관련한 이야기는 므츠헤타에서 상세히 다루어 질 것이다. 니노가 말년에 여기에 정착을 했고 죽었단다. 시신을 므츠헤타로 옮기려 했으나 관이 움직이지 않아 매장을 하고 그 위에 수도원을 지었단다.

 

 

사람들이 시그나기에 오는 이유는 결혼 때문만이 아니다. 여기는 조지아의 유명한 와인 산지이다. 관광객들은 와이너리와 수도원을 묶어 투어를 한다. 나는 와인을 잘 알지 못하므로 와이너리는 생략하고, 인근의 Bdbe 수도원을 방문하기로 한다.

아침을 먹고 나니 날이 개인다. 숙소에 물어보니 2km니 걸어 가란다. 차로 태워 달랬더니 5라리를 달란다. 거기서 30분 정도 기다리다 다시 돌아오면 15라리. 우리는 편도만 이용하기로 한다.

아내는 30분 만 있다가 오기에는 아까웠고, 나는 오는 도중에 시그나기를 조망할 수 있는 카페를 들러고 싶었다. 차는 금방 도착한다. 사이프러스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사이로 작은 문이 있다. 수도원 입구에는 호텔과 식당이 있고, 들어가는 문에는 노인 몇 분이 구걸하고 있다.

수도원은 작았다. 내부에는 프레스화가 빼곡하다. 의미가 남다른 만큼 초를 피우는 이들의 얼굴은 엄숙하기까지 하다. 오른쪽 니노의 무덤을 참관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다. 꿇어앉아 입맞춤을 하고 성물을 올려두고 기도를 한다.

 

니노의 무덤 옆에는 새 건물이 세워졌다. 내부는 텅비어져 있었지만 외관과 정원이 멋있다. 여기에서도 알라자니 평원과 코카서스의 산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계단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면 니노의 샘물이 있다. 치유의 샘으로 알려져 있어 순례객들이 끊이지 않는다.건물 안  왼쪽 입구에 수녀님이 흰색의 옷을 빌려주고 계신다. 그 우측에는 자그마한 욕조가 있고 순례객들은 안으로 들어가 몸을 담근다. 믿음의 결과는 놀라웠다. 물에 들어갔다 나온 분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희열의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아내는 오른쪽의 수도물을 살짝 얼굴에 뿌리고 나온다.다시 가파른 언덕을 오른다. 교회 건물에 기대앉으니 계곡을 따라 올라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저멀리 아내가 벽에 기대어 앉아있다.드디어 시그나기를 향해 걷는다. 인도는 없다. 햇살은 따갑다.들꽃들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하고 다소곳하다. 산새들도 우리의 걸음을 응원한다. 40분 쯤 걸었을까 담장 곁에 핀 엉겅퀴(?)가 주먹만하다.전망 좋은 카페를 만났다. 마침 제일 바깥쪽 자리가 있다. 재수다.  맥주 한잔과 바람에 땀이 금방 식는다.옆에는 짚라인이 사람믈 실어 나른다. 긴 외침과 함께.괜찮은 사진도 건졌다.종업원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찰칵 찰칵 찰칵쉴새없이 누른다.


 

 

반응형

'해외여행 이야기 > 19_Kavkaz'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_[조지아] 카즈베기 - Juta Valley  (0) 2019.07.13
13_[조지아] 시그나기- 外傳  (0) 2019.07.09
11_ [조지아] 시그나기  (0) 2019.07.07
10_ 바쿠 - 먹고자기  (0) 2019.07.04
09_불꽃타워  (0) 2019.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