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19_Kavkaz

13_[조지아] 시그나기- 外傳

그저 물처럼 2019. 7. 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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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오늘이 그 날이다.

"우리 여행가면 가끔 아무것도 하지말고 멍때려 보자."

"그라자"

이미 장소는 점찍어 두었었다.

늦은 아침을 하고 빈둥거리다  광장으로 가서 다음날 트빌리시로 가는 마슈로카 예매를 하고 돌아오다 수박을 한통 샀다. 1kg에 0.6라리다. 호기있게 한 놈을 저울에 올렸더니 5라리를 달란다. 그러고는 아저씨가 가만히 있는다. 그냥 들고 가라는 뜻이다.

 

 

어깨에 짊어졌다가 가슴으로 안았다가를 반복하며 숙소에 전해드리고는 예의 그 카페로 간다.

내가 좋으면 남들에게도 좋은 법. 가장자리는 이미 선점한 이들이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하우스 와인과 쥬스, 탄산수, 뿌리(빵)와 샐러드를 주문한다.

 

 

좋던 바람이 잠잠하고, 차양막이 뜨거운 햇빛을 막아주지 않는다. 멍때림 취소하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는 일단 철수한다.

자석을 사러 들렀더니 20원이나 내란다. 사진만 한장. 왼쪽 줄에 매달린 것은 간식처럼 먹는 것인데 Chuchkhela다. 견과류 -호두가 많다. - 를 포도즙과 밀가루 베이스를 입혀 만든다. 식감은 곶감안에 호두를 넣은 것과 유사한데 조금 더 딱딱하다. 맥주나 와인 안주로 좋다.

 

 

숙소에 들어서니 아주머니께서 수박에 대한 답례라며 케익과 수박을 주신다. 별로 달지 않아 이번에는 내가 다 먹는다. 수박은 남아 디저트로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둔다.

해가 진다. 그래도 식당에서 저녁한끼는 해야겠지라며 집을 나선다. 마침 아주머니께서 시장보러 가신단다.

아내는 진즉에 봐둔 집 -멕시칸 요리 -이 있었다. 근데 문을 닫았다.

아주머니께 '므츠바디'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길 앤내를 해 주신다.

"집에 젊은이가 둘 있던데"

"아들이에요. 25살 2?살"

"몇 살이세요?"

"45"

"세상에"

식당은 시청광장 아래 이 분 오른편에 있다.

 

 

구운 토마토를 시켰는데 감자튀김이 나왔다. 메뉴판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을 꾹 누르고 먹는다. 맛이야 당연 - 고랭지 감자라 특히 맛있단다. -하다. '므츠와디'도 아주 좋다. 와인 1/2L도 함께.

 

 

숙소에 들어오니 2층의 식탁은 모두 옆방에서 차지하고 있다. 남은 수박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1층에 숙박하는 분들이 들어오셔서 간단히 와인을 드신다.

"니도 주까?"

아내가 고개를 저으며 광선을 쏜다.

"OK"

아저씨가 레드와인 한 잔을 가져다 주시고는 의자를 들고 옆자리로 이동을 하시고, 아주머니께서는 안주용으로 복숭아를 내 주시고는 문 밖에서 동네 아주머니들과 음악을 크게 틀고는 수다를.

 

잔이 비었다.

"더주까?"

역시 아내가 고개를 가로 젓는다.

나는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쫙 펴보이다가 한껏 사이를 좁게한다. 딱 그만큼 부어 주시고는 총총

 

잔이 비었다.

아내가 그만 올라가잔다.

그 때, 건너편에서

"이 쪽으로 오슈. 영어 할 줄 아시죠"

냉큼 빈 잔을 들고 합석을 한다. 잔이 빨간색으로 물든다.

카자흐스탄에서 가족이 왔다. 직업은 의사.

그들은 러시아어로 소통을 한다.영어는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정도, 당연히 그들의 대화가 길어지고 우리는 침묵.

나는 와인잔만 뱅글뱅글 돌린다.

와인병이 비었다.

아침에 사진 한 장이 남았다. 숙소는 Tsminda Giorgia Apartment

이름은 아파트지만 우리 80년대의 2층 슬라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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