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왜건이 6인승이라는 걸 안 순간 그기를 벗어나야 했다.
디두베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서는 우리에게 그가 다가왔다.
"카즈베기"하면서 길건너 푸른색 왜건을 가리킨다. 보닛에는 별이 빛나고 있었다.
"얼마냐"
"150라리, 3곳 - 대부분 이렇게 한다. - 세워줄께"
"안해,"
마침 지나가는 두 명을 데리고 와서는 인당 25한다.
우리를 차 옆에 세워 두고는 다시 헌팅을 한다.
"왜 안가냐"
"6인승이다. 니들이 50을 나눠낼래"
후덕한 몸집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미소에, 우리는 사자에게 목덜미를 물린 영양처럼 허무하게 무너진다.
누군가는 왜 항상 당하냐고라고 반문하겠지만 새로운 도시에서 나는 그렇게 되더라는 말밖에.
6명의 좌석을 채운 기사는 배낭 2개과 캐리어 하나-불행이 내꺼였다.- 를 지붕에 올린다. 그러고는 자전거에 사용하는 로프 하나를 꺼내어- 양쪽에 고리가 달린 - 캐리어 손잡이에 한번 감고는 건너편 루프레일에 건다. 그러면서 걱정하지 말라는 듯 특유의 온화한 미소 - 밉상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 를 날린다.
차가 달린다.
좌석을 한껏 뒤로 젖힌다.
트럭을 만날 때면 하부를 훤히 보여 준다.
운전 중에 줄담배를 피운다.
2차선을 3차선으로 착각하나보다. 추월은 기본
아직 여기의 교통 문화가 이러하다.
안전밸트를 찾는다. 없다.
지붕 위의 내 캐리어는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가스 충전을 위해 차가 선다. 모두들 내려 멀찌기 떨어져 있으라 한다. 그러나 지붕위의 짐 주인들은 단도리하느라 애쓴다.
므츠헤타를 지나 카즈베기까지는 2,000미터의 '즈바리 고개'를 넘는다. 풍광이 압도적이란다. 근데 나는 조수석에 앉은 아내를 진정시켜야 했고, 정신줄은 온통 지붕위에 보내놓고 있었다. 중간에 들러기로 한 야나우리 요새는 그냥 지나쳤고, 구다우리 전망대는 10분만에 갔다 오란다.
그래도 전망대의 멋진 모자이크 타일의 그림과 여기서 보는 전망은 잠시나마 졸아든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시야를 탁트이게 하는 압권이었다.
점심으로 삶은 강냉이 하나 - 5라리, 아마 조지아에서 최고의 바가지일듯 - 사서는 쫓기듯이 다시 차에 오른다. 터키의 파묵칼레의 축소판인 석회지형에서 잠시 정차하고는 고개에서 내려가 카즈베기에 도착한다.
약 3시간. 내 짐은 무사했다. 만세다.
호텔로 가는 길에 다른 분이 다가온다.
"트빌리시"
"우리 방금 도착했어요."
이번엔 다른차다.
"성당갈래"
"호텔가야해"
"어디"
"룸스호텔"
"10라리"
짐을 싣는다. 3분만에 도착한다. 세상에나 이 친구가 또 내 코를 베어갔다.
Rooms Hotel은 비싸다. 우리같은 배낭족들이 가끔 호사를 부릴 때 들리는 정도. 그럼에도 여기에 들어온 이유는 시그나기 편에서 이미 말씀을 드렸다. 다시보고 싶다면 여기로 다시 가시라.
http://blog.daum.net/gimigi/249
기초를 제외하고는 호텔 전체가 나무로 만들었다. 허름한 외관 때문인지 어떤이들은 값어치를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여기 묵는 이유는 위치때문이다.
다음 날 새벽에 이 풍경을 선사했다.
구름은 많았지만 해발 5,000m의 카즈베기 산이 우리에게 모습을 나타냈다. 나는 베란다에서 아내는 침대에 누워 한 참을 바라본다.
여기는 구름이 연출자요 감독이다.
우리가 흔히하는 말 "3대 운운"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조상을 무지 잘 만난거다. 산봉우리가 며칠만에 얼굴을 내 밀었단다. 이걸 우리는 다음날 아침에도 맞이한다.
그것도 침대에서.
이틀 모두 해가 완전히 올라 올 즈음에는 자취를 감췄다. 하루를 주타에서 자고 다음 2일을 다른 숙소에 있었지만 내내 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성당에 올라갔다가 내려와 비를 만나고 숙소에 돌아온 직후의 모습이다.
저기 조그맣게 보이는 교회가 게르게티 성삼위일체 교회다. 밤에는 불을 밝히는데 어릴적 보던 반딧불이처럼, 또는 길잃은이를 위한 희망의 방향타처럼 반짝인다. 해발 2,000m가 넘는 저곳에 교회가 자리한 것은 독수리 때문이다. 독수리에게 고기를 물려 날렸고 착륙한 곳이 여기였단다. 한 때는 2시간을 걸어 도착해야 했지만 지금은 문명의 힘을 빌어서도 간다.
아내는 2번의 곡예 운전에 혼이나가 걸어가기를 원한다. 그러마하고 다짐한 그날 오후 비 예보가 있었고 간간히 빗방울이 보였다. 결국 차로 올라가기로 했고, 기사는 아내가 원하던 부드러운(?) 남자였다. 프로메테우스의 전설을 가까이에서 음미하고 싶었지만 카즈베기 산은 좀처럼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교회는 그 자체로 성스러웠다. 오랜만에 한국인을 만났다. 그것도 18명이나.
마을을 카즈베기라 부르지만 이는 러시아가 붙인것이고 독립한 뒤에 다시 옛지명을 되찾았다. '스테판츠민나'이다. 교회를 세운 성인의 이름을 따왔단다. 네모 칸안이 룸스호텔이다. 위치가 이 호텔이 비싼 이유이기도 하다. 걸어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보인다.
내려 오는 길, 중간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잠시라도 산책 겸 걷기로 했다.
산 밑의 마을은 옛날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었다. 폐허가 된 집들의 벽체가 두껍고 문이 작은 것은 길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그들의 삶의 지혜이리라.
언덕을 다 내려와 다리를 지나는데 갑자기 세찬 바람과 함께 폭우가 쏟아진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말하자면 비가 옆으로 내린다. 우산은 - 있어도 소용이 없었겠지만 - 차에 두고 내렸다. 우의가 있었지만 꺼내는것도 불가능이었다. 바람막이로 몸을 가리고 10여미터의 가게로 들어섰지만 이미 몸은 새앙쥐 꼴이었다. 겨우 우의를 입고 집으로 향하는데 마술처럼 바람과 빗줄기가 잦아든다. 함께 비를 피한 멍멍이가 숙소까지 에스코트 한다. 아내가 견공들에게 급 친절해진다.
카즈베기를 떠나는 날이다. 이번에는 뒤도 돌아보지말고 마슈로카를 타자고 다짐하고는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아저씨가 접근한다.
"트빌리시"
우리는 벌써 마음을 뺏기고 있었다. 이번에는 밴이다.
트빌리시에 도착해서 짐을 내려주며 아저씨가 아내에게
"Good Driver?"
아내가 웃으면 엄지척을 한다.
이제 식사를하고 보르조미로 가야한다.
이번에는 우리의 의도대로 마슈로카로 이동할 수 있을까?
* 여행정보
1. 카즈베기는 디두베에서 출발한다. Metro역이 바로 연결된다.
1) 마슈로카는 10라리. 카즈베기까지 곧장 간다.
2) 때문에 중간에 몇곳 - 대부분 3곳이다. -을 구경하면서 가려면 밴이나 택시를 타야한다. 대부분 인원을 꽉채운다. 편히 가려면 내가 더 내면 되고. 차를 잘 만나야 하는데 그건 그날의 운세.
3) 므츠헤타도 들리는 경우가 있나보던데 그러면 돈을 더 요구할 것이다.
4) 돌아올 때는 밴(7명) 인당 20라리.
2. 도착하면 동상이 보인다. 등지고
1) 왼쪽 끝으로 가면 새로생긴 큰 슈퍼가 있다. 가는 길 오른쪽으로 작은 마트 - 구글마트도 - 들이 있다.
2) SNO레스토랑<시크메룰리(Shikmeruli)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 입에 맞다.>, 선샤인호텔이 이 방향이다. 트빌리시나 주타방면이다.
3) 건너편에 트빌리시 가는 마슈로카가 있다. 밴도, 택시도 대부분 여기에서 호객한다. 1시간마다.
3. 트레킹
1) 주타와 트루소를 많이 가는데 인포에서 다음날 모객을 한다더라.
2) 나는 주타까지 45(둘만 탔다.), 올 때는 지나가는 차 붙잡고 2명(25)
3. 카즈베기에서 산 전망은 중요하다. 숙소는 성당 맞은 편으로 고르는것이 좋다.
1) 당연히 위 쪽으로 올라갈수록 전망이 좋고, 룸스호텔의 근처가 조망권 최고다.
2) 길이 가파르고 숙소의 위치- 특히 룸스호텔-에 따라 캐리어를 갖고 걸어 이동하기는 힘들자. 택시를 타자. 5라리 정도면 충분할 듯
3) 저녁 식사 후 걸어서 가기도 힘들더라. 고도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반대로 내려올 때는 캐리어가 그냥 알아서 굴러간다.
4. 숙박
1) 룸스: 2박- 좋다. 나에게는 너무 비싸다.
2) Sunshine hotel: ,2박
- 방 깨끗하다. 가능하면 산 전망으로 하자.
- 방에 냉장고 있다.
- 주방: 아침빼고 사용가능하다. 용품도 잘 갖춰져 있다.
- 밖에서 구입한 것을 식당과 테라스에서 먹어도 되더라. 당연 맥주와 와인을 판다.
- 아침식사 훌륭하다.
- 아내는 저기에 앉아보고 싶어했다. 그러나 3일 내내 춥거나 비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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