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19_Kavkaz

16_{조지아] 보르조미 Borjomi

그저 물처럼 2019. 7. 2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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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에는 에비앙이 발을 못붙인단다.

카즈베기에서 나오는 날 러시아로 가는 도로에는 화물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아내가 "아마 저 컨테이너의 반은 보르조미 광천수일거야"라며 1년에 1억병을 수출한단다.

이번에는 기사를 잘 만났다. 덕분에 무사히 즈바리고개를 넘고 주위의 경관도 눈에 들어온다.

디두베에서 간단히 점심을하고 가방을 끌고 나오는데

"카즈베기" 한다.

"No, 보르조미" 하니 따라 오란다.

"마슈로카?"

손으로 까딱까딱하고는 앞서서 걸어간다.

아! 이번에도 하면서 절레절레 따라나서니 택시들 사이에 마슈로카가 있다.

"이거"

씩 웃으며 가방을 싣고는 타란다. 앞자리는 이미 예약(?)이 되었다며 끝자리로 가란다. 시간이 되니 하나 둘 자리를 채운다.

출발하고 2시간, 보르조미에 도착한다.

숙소에 전화해서 택시기사와 연결  - 주저리 주저리 - 타란다. 3라리

집 앞에 내려준다.

드디어 마슈로카로 보르조미에 도착했다.

메스티아를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택한 도시였는데 아내가 메스티아가 싫다해서 여기에 주저 앉는다. 

그렇다고해서 의미가 없는 곳이 어디 있으랴.

인근에 스키리조트로 유명한 Bakuriani가 있단다. 마침 협궤열차가 다닌다. 당연히 겨울에 가야 제맛이겠지만 다시 올 수도, 필요도 - 스키를 타지 못한다.-  없기에 기차타는 기분만 내 보기로 한다.

숙소에 문의를 하니 이걸준다.

 

 

조지아 글을 모르니 우리는이렇게 해석했다. 관광객이 늘어 하루에 4번을 다니는구나. 그래서 09:40분에 맞춰 택시 - 시내에서 약 3km - 로 도착했다.

09:30분인데 플랫폼에는 우리 밖에 -밥도 굶고 왔는데 -  없다. 역사는 폐쇄 수준이다. 당황한다.

우물쭈물, 기웃기웃, 손짓발짓해서 파악한 바로는 07:15, 10:55은 있고, 나머지는 아니다.

기왕에 왔으니 플랫폼에 서서 빵과 물로 허기를 채우고, 카페 찾아 동네를 헤매다 10시를 넘겨 다시 돌아오니 기차가 있다. 승객들도 어디 숨었다 나타난것처럼 플랫폼에 드문드문 서 있다.

기관차 뒤에는 3량이 달려있다.

 

 

시간에 맞춰 출발한다. 늙은 노새가 무거운 짐을 싣고 오르듯 힘겹게 언덕을 올라간다. 차장이 표를 돈과 바꿔 간다. 2GEL이다. 이 열차 이름은 '꾸꾸쉬카'이다. 러시아 말로 '뻐꾸기'란다. 기적 소리가 뻐꾸기 울음과 닮아서란다.기적소리가 체육 선생님이 불던 휘슬처럼 들린다.

 

 

 

모든 역에 정차한다. 폐역이거나 아예 플랫폼만 있다. 신기하게도 모든 역에서 승객이 타고 내린다. 특별한 풍경은 없다. 편백나무 사이로 그저 쉼없이 올라간다. 열린 창으로 피톤치드가 쏟아지듯 들어온다.

 

 

할머니들의 끊임없는 수다가 레일소리와 박자가 맞는다. 가끔 소리가 올라갈 때는 서로의 주장이 충돌하고 있을테다. 옆자리에는 부부의 남매자녀와 늦둥이일까, 아니면 어린아이의 어린 부모와 조부모일까 모르지만 꼬맹이의 재롱에 가족들의 얼굴이 환하다.

대각선에서는 아이가 비스킷을 먹다가 기침을 한다. 무릎 위에 떨어진 조각을 한 분은 입으로 가져가고, 맞은 편에 앉은 분은 휴지로 무릎을 털어낸다. 솔로몬의 지혜를 빌리지 않아도 될듯하다.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했다. 내려 사람들이 향하는 방면으로 들어가면 중심가다. 시즌이 아니라 문을 연 식당을 겨우 찾아 점심먹고는 마슈로카로 내려온다.  내리막길을 내처 달리니 30분 만에 도착한다.

 

 

 

저녁은 부엌이 있어 밥을하고 양배추도 찌고, 삼겹살을 구웠다.

 

 

 

 

러시아 로마노프왕조의 여름별장이  있고, 차이코프스키 등 많은 이들이 치유를 받았단다. 광천수가 나오는 곳은 일반인들은 들어가지 못하고 일하시는 분들이 관광객들에게 물을 받아준다. 미지근하고 유황과 철분 냄새가 난다. 마셔보기는 하나 많이 마실 수 있는 물은 아니다. 아내는 위장에 특히 좋다하니 물통에 받아 챙긴다. 정제하여 탄산수로 팔린다. 조지아의 3대 수출품 중 하나다.

 

국립공원은 트레킹의 천국이란다. 트레킹을 하려면 사전에 등록을 해야 한단다. 공원사무소를 결국 못찾고 안으로 -돈을 안받고 그냥 들어가란다. - 들어간다. 물을 마시고 애들 놀이터 지나 수영장까지 갔다 온다. 트레킹은 이 걸로 끝. 인물사진은 허락을 받았다.

 

* 여행정보1. 꾸꾸쉬카(kukushika): 하루 2번 있다. 위 사진을 이렇게 해석하는 것이 맞을 듯. 07:15(出) - 09:40(着), 10:55(出) - 13:21(着)  1) 시내에서 역까지 택시 3라리, 기차(2라리), 마슈로카(3라리), 내려와서 마슈로카(0.8라리) 2) 마슈로카를 타고 올라가 기차로 내려와도 좋을 듯. 3) Bakuriani는 별로 볼게 없다. 식당도 찾기 힘들다. 4) 돌아올 때 출발한 역을 지나고 다리 건너 우회전해서 내리라 하더라. 거기서 길건너 버스 정류장에서 지나가는 마슈로카타고 센터로 왔다.
2. 식당: Pesvebi- 한 달 중에 가장 입맛에 맞았던 곳이다. 안짜고, 고수도(힌깔리에는 고수 맛이 났다.) 내 입에만 맞을 수도 있으니 참고만 하자.양송이에 치즈, 볶음밥, 돼지갈비, 므츠바디(돼지바베큐),힌깔리, 생선(담백하다.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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