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내가 좋아하는 단어다. 6월 비없이 보내다 7월 초입에 장마라는 이름으로 제법 비가 내렸다. 그리고 오늘 창밖은 밝음이다. 그냥 한 장 찍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7.04
힘들다. 조카 두 놈이 공무원 시험을 봤단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기껏(?) 9급이다. 그것도 한 놈은 고시원에서 생활을 했었다. 젊은 친구들에게 '라떼'는 입도 떼기 힘든 시절이다. 그들에게 미래를 얘기하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엉뚱한 놈들에게 표를 준다는데 가만히 있기도 힘들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6.05
미안하다. 하필 세월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7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직 침몰 원인도 찾지 못했다. 아이를 가슴에 품은 부모들에게는 영겁의 세월일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가도 꼭 찾아야 한다. 미안하다. 아이들아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4.16
백기완 선생님 먼발치였지만 집회에서 가끔 그를 보았다. 두루마기와 백발, 그리고 힘찬 사자후에 빠져들었었다. 평생을 살면서 오롯이 한길로 가기 힘든 세상에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사신 분이었다. 안녕히 가십시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1.02.20
밥풀 어릴적 친구집에 가서 음식을 먹으라치면 밥풀이 묻어있는 그릇을 발견하곤 했다. 그때는 친구 어머님이 그저 추접다고만 생각했었다. 가끔 아내로부터 설거지를 설렁설렁한다고 구박을 받는다. 눈이 침침하니 모든게 흐릿하다. 친구 어머니들이 모두 나의 어머니 연세가 아니었었다. *추접다: 더럽다의 경상도 사투리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0.12.16
번개 한선생이 집수리를 했다. 나는 보조. 사다리를 붙잡고 지붕에서는 다리를 덜덜 떨었다. 페인트도 칠했다. 사흘 뒤에 지인들과 번개를 했다. 사태를 삶았다. 마침 노을도 한몫을 했다. 강샘의 소스와 생맥이 하루 저녁을 앗아간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0.09.20
난자리 동네 한 집이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담장 너머의 지붕은 온통 초록을 덮혀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했던가 너머 멀리에는 아파트가 자리 잡고있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0.09.05
마치 어쩔 수 없었던 것처럼 태풍(마이삭)이 올라온다. 한선생과 한 잔 할까했지만 참았다. 5시 집을 나서 6km를 걸었다. 마트에서 아내와 조우하고 장바구니를 채웠다. 전어와 홍어 사이에 갈등하다 홍어를 가져왔다. 자랑하고픈 맘을 억누르고 있는데 박샘이 먼저 심기를건들인다. 구룡포에서 이샘이 거든다. 한샘도 거들고, 나도 홍어 먹은거는 숨겨두고. 맥주 하나를 딴다. 마치 어쩔 수 없었던 것처럼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0.09.02
그냥 창을 열다가 아파트 뒷쪽 창을 열면 푸른색이 한가득이다. 거기에 멋진 구름이 더하면 그림이다. 근데 저기압 일때는 우사牛舍 냄새가 제법 올라온다. 저 놈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다가도 가끔 입을 즐겁게 해주는 소고기를 생각하면 마냥 원망만 할 수도 없다. 그냥 창을 열다 나는 냄새에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 그냥/주저리 주저리 2020.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