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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제주 억새

가을이다. 제주로 간다. 이번에도 억새다. 바람에, 지는 햇빛에 은빛으로 하늘거리는 그 모습은 여느 꽃보다 아름다웠다. 비행기표를 드는 순간 부드러운 오름의 능선과 바람에 한들거리는 억새가, 제주의 음식들이 - 애들 이름 외우는 것도 벅차던 내가 음식들은 이리 잘 외우고 있는지 - 천장에서 아른거리고 있었다. 전날 함께할 동서내외가 집으로 오셨다. 20일 아침은 은희네해장국 - 제주에서 유명한 집이란다. 마침 집 근처에 분점이 있다. -에서 막걸리를 곁들여 마시며 제주 기분을 한껏 내본다. 청주공항에서 안개는 우리의 발목을 2시간이나 붙잡았다. 늦은 점심으로 고기국수를 선택했다. 마음 속에 앉았던 그 국수집은 3시가 다 되었는데도 문 밖에 서성이는 사람으로 -전에도 옆집으로 갔었었다. - 가득했다. 이번..

공주 갑사 甲寺

갑사는 계룡산에 있다. 학교 다닐 때 여름이면 동학사에서 갑사까지 산을 넘곤 했다. 그 때는 항상 여름이었다. 다른 것은 기억에 없고 갑사라는 글씨가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철당간이 아니라면 일부러 답사 가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천안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난 후에도 어중간한 거리 땜에 주저하다가 대전에 갈 일이 있어 갑사를 다녀오기로 했다. 갑사 주차장에서 들어갔다. 평일이어서인지 입구의 식당은 한산했다. 어떤 가게는 경기를 반영하는 듯 아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고, 다람쥐들만 양식 준비에 바빴다. 갑사는 무령왕 때 천불전을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백제 웅진시대 대표적인 사찰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절은 조선시대 전란을 겪으면서 불타고 남북국 시대 신라의 작품인 철당간과, 고려의 부도만..

마곡사 麻谷寺

마곡사는 공주시에 있다. 죽어 저승에 가면 "마곡사 대웅전 싸리나무를 몇번이나 돌았느냐"고 묻는단다. 이후는 짐작이 간다. 보물로 지정된 건물이기도 하고 방문을 한다면 법당 안으로 들어기 보자. 보험삼아 말이지요. 살아서는 이 싸리나무 기둥이 아들을 낳게 해준다는 설도 있다. 김구선생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더운 여름이나 걷기를 하려면 차를 타고 절 앞까지 가는 걸, 그 외에는 산문 밖에 주차를하고 걸어가는걸 추천한다. 春마곡이라 하는데 이번에는 가을- 아직 가을이라 하기에도 이르지만 - 에 방문을 했다. 3,000원을 내고 들어서면 특별하지 않은 일주문이 있다. 상사화가 길 안내를 한다. 축제를 할 만큼은 아니지만 멀리 가기 어려우면 여기서도 그저 만족할 만큼 볼 수 있겠다. 마곡사는 ..

四天王 사천왕

절집에 들어서서 금당에 이르기 전에 만나는 건물(당우) 중 천왕문(天王門)에 봉안되어 있다. 사천왕은 갑옷을 입고 위엄이 충만한 무인상을 하고 동·서·남·북의 사천국(四天國)을 다스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초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는 사찰입구에 사천왕문을 세워 모시고 있다. 천왕은 불거져 나온 부릅뜬 눈, 잔뜩 치켜올린 검은 눈썹, 크게 벌어진 빨간 입 등 두려움을 주는 얼굴에 손에는 큼직한 칼 등을 들고, 발로는 마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천왕의 가장 큰 특징이 생령좌이다. 발 밑에 고통에 신음하는 악귀를 밟고 있다. 고대 인도 종교에서 숭상했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불교에 귀의하여 부처님과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그들은 수미산(須彌山) 중턱에서 각각 그들의 권속들과..

진천 초롱길

오랜만에 걸어보기로 했다. 나이가 들어가니-보다는 체력이 문제겠지만 - 경사기 있는 길도, 기~ㄴ 길도 힘들다. 천안에서 움직이기 딱 좋은 곳에 초롱길이 있었다. 농다리에 주차 - 평일이라 한산했다. -를 하고 쉬엄쉬엄 걸으면 좋겠더라. 끼니를 놓쳤다면 근처에서 해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진천에서 김밥하나 들고 오면 되겠다. 하늘다리를 건너 청소년 수련원 앞에서 간단한 음료가 있다. 우리는 전망데크까지만 갔다왔다. 쉬는 시간을 감안해도 왕복에 3시간이면 넉넉하더라. 농다리를 건너서는 임도길로 시작해도 - 호수에 데크가 있다. 올 때 걸으면 중복도 안되고 - 좋겠다. 하늘다리 가기 전에 호수 데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초평길 끝 붕어마을에는 붕어찜을 하는 맛집들이 있다.

30_[조지아] 트빌리시 Tbilisi

67일의 여행 중에 한 달은 한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그 후보지가 예레반과 트빌리시였다. 바쿠에서 도착한 날부터 매우 더웠다. 우린 곧바로 트빌리시를 떠났고, 예레반도 마찬가지였다. 어쩌다보니 바투미에서 15일 정도의 시간을 보냈고 한국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시 트빌리시로 들어왔다. 때문에 글도 가장 나중으로 미뤄지게 되었다. 한국으로 들어가는 날이 가까워 질수록 게을러져 나들이 보다는 숙소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여기도 폭염이라 저녁이 되어야 움직여진다. 트빌리시에서의 첫 숙소는 자유광장 근처였다. Sim카드를 공짜로 준다는 말에 혹해서 City Tour버스를 탔다. 덕분에 도시의 그림이 그려졌다. 러시아와의 문제로 국회의사당에서는 저녁에 시위가 있었으나, 우리가 방문한 낮에는 한가한 모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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