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는 복날에 수박을 사오셨다. 길다란 줄을 매달아 우물에 담가 두었다 먹었다.
차고 달았다.
직장에 들어가면서 선배들을 따라 다니며 복날에 개고기를 먹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는 불교신자였던지라 일부러 개고기를 먹는거를 반대하셨고, 자연스럽게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
다른 고기와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고, 다들 맛있다니 나도 맛나게 먹었었다.
그 후로 복날엔 의례 보신탕을 먹었었다.
반려동물이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오면서 개고기는 먹기에 불편한 음식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 보양에 제일이 민어라고들 하더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이 생선이 보신탕, 삼계탕 등을 제치고 말이다.
그 때 내 머리에서 떠오른 말은 "에이"였다. 조기보다 좀 더 큰 생선이 육고기를 대신한다니 말이 안되는 것이라 여겼다.
천안으로 이사를 오니 민어라는 단어가 여름만 되면 주위를 둥둥 떠 다녔다.
해서 가까이에 있는 식당에서 민어 코스요리를 먹었다.
가격은 비쌌다.
부레는 추천대로 쫄깃하면서 부드러웠으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껍질은 껍질이었고, 회는 흰살 생선답게 담백했다.
코스답게 민어전과 탕도 먹었다.
그냥 먹었다.
안도현이 노래한 민어회라는 시에 영란횟집이 나온다.
8월 8일 목포로 달렸다. 그 횟집은 붐볐고 우리도 늦은 시간이라 잠시 기다린 끝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많은 미식가들이 찬사를 보내는 민어를 난 아직 잘 모르겠다. 그저 다들 복날이면 달려간다는 그 집에 나도 발을 들여 놓았었다는 소속감 정도의 만족감이랄까. 아니면 민어에 대한 나의 불경함일까?
종업원들은 살짝 불친절하다. 맛나다는 초장은 없었다. 우리가 끝 낼 즈음에 들어온 뒤편의 손님들이 초장을 따로 주문하니 가져다 주더라.
혹 가게 된다면 앉자마자 호기롭게 초장을 달라고 외쳐보자. 막걸리로 만들었다는 그 유명한 초장 맛을 보게 되리니.(무침회도 같은 초장 이겠지)
멀리 간터라 나주 빛가람로(혁신도시)에서 숙박을 하고 유명한 하얀집에서 국밥하고 집으로 올라왔다. 나주곰탕은 하얀집 말고도 노안집도 유명하다더라. 이 지역이 곰탕거리라니 한 군데만 고집하지 않아도 될 듯.
나주곰탕은 적극 추천한다. 일부러 가서라도 한번 맛보시라. 내 입에는 딱이더라.
곰탕과 설렁탕의 차이는 아래에서 가져왔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2543tg&logNo=40182815289
1. 가장 오래된 유래를 찾아보면 1982년 한국식품문화사라는 책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영조(1724~1766)대에 간행된 것으로 보이는 몽고어 사전인 몽어유해에 의하면 몽고에서는 맹물에 고기를 넣고 끓인 것을 空湯(공탕)이라 적고 '슈루'라고 읽고있다. 따라서 곰탕은 공탕에서 설렁탕은 슈루에서 온 말이라고 봤으면 한다. 즉 곰탕과 설렁탕은 다른이름의 한종류일 따름이다. 설렁탕은 선농단에 결목시키는 속설은 어거지인듯 하다."
역사적 사실이야 어쨌든 지금은 선농단에서 유래가 된것이 설렁탕으로 보고있는 경우가 많다.
2.1800년대 말엽의 책인 시의전서에 '고음'이라는 음식이 나온다. '다리뼈, 사태, 도가니, 홀때기, 꼬리, 양, 곤자소니, 전복, 해삼'을 큰솥에 넣고 물을 많이 부어 뭉근한 불에 푹고아야 맛이 진하고 뽀얗다.'라고 했다. 전복과 해삼까지 들어간 지금의 곰탕보다 고급음식인 듯 하다. 하지만 이름이 비슷하다고 현재의 곰탕과 같은 걸로 보기엔 무리가 있을 듯 싶다.
3.1940년 조선요리라는 책에는 곰탕과 설렁탕을 구별하여 기록하고 있다.
곰탕은 "사태, 쇠꼬리, 허파, 양, 곱창을 덩어리째로 삶아 반숙이 되었을때 무, 파를 넣어 간장을 조금넣고 다시 삶는다. 무르도록 익으면 고기와 무를 꺼내어 잘게 썰어 열즙하고 후추와 파를 넣는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곰탕은 국물이 맑고 그리 오래 끓이지 않는다는것을 알 수 있다.
설렁탕은 "쇠고기의 잡육, 내장 등 소의 모든부분의 잔부를 뼈가 붙어있는 그대로 하루쯤 곤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국물이 뽀얗고 오래끓이는 음식임을 구분했다.
위 3가지 정의를 종합해 볼때 정확히 곰탕과 설렁탕의 유래에 대해서는 결론짓기 힘들어 보이나 우리가 판단하기 쉬운 방법으로는 곰탕은 고기와 내장을 위주로 삶아서 맑은 국물의 탕이고 때론 사골을 이용한 곰탕은 뽀얀 국물이 나오기도 한다. 설렁탕은 뼈와 고기를 같이 삶아서 뽀얀 국물의 특징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차이라 할 수 있겠다. (황교익님의 글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