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24_유럽 여행

24년 여름 독일_ 엘츠 성 Eltz Castle

그저 물처럼 2024. 6. 28.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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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sbaden에서의 일이다. 호텔방에서 구글링을 하다가  우리의 이동 동선에서 발견했다. 

'독일 최고의~', '역대 가장 아름다운' 의 수식어를 발견했다.

 

"가는 길에 엘츠성이 있다는데 보고 갈까?"

"성은 옛날에 많이 봤는데?"

"직인단다."

"머~나?"

"아니 동선만 조절하면 된다."

"가 보지 머"

"그라까."

 

구글맵에서 확인하고 가장 가까운 도시를 찾으니 Müden(Mosel)이 있었다. 코블렌츠에서 코헴으로 가는 중간이었다.

 

호텔을 찾아 예약하고는 구글맵에서 검색한다. 근데 대중교통이 없다.

호텔에 문의하니 도착하면 해결이 된단다.

 

그러고는 마음을 놓아버렸다. 이미 '머피'는 내 등어리에 올라타 있었다.

 

24. 06. 27(목) 코블렌츠에서 RB81은 정시에 출발한다. 

왠일이지 하며 좋아한다. 우리가 앉을 자리는 많았다. 

 

왼쪽으로 모젤강을 끼고 열차가 달린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포도밭은 와인의 상큼한 맛과는 다르게 노동의 무게가 더 느껴지는 건 나 뿐일까?

 

30분 만에 역사도 없는 Müden(Mosel) 의 플랫폼에 12시 정각 우리 부부와 어린 학생 1명만  내린다. 

 

예약한 호텔은 100m만 가면 되었다. 내력이 느껴지는 독일의 전통적인 건물이었고 건너편 건물과는 포도나무 2그루를 연결하여 운치를 더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건물 옆으로 돌아가니 마당이 있다. 초인종을 누르자 아직 잠에 취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늘 숙박객이다."

"로비에 두고 나갔다가 3시에 와라."

 

우린 엘츠성에 가야하고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는 말은 꺼내지도 못하고 대화는 끊어졌다.

 

가방을 넣어둘 공간은 없었다. 창문 쇠창살에 가방을 묶어두고는 점심이나 먹자며 길을 나선다. 동네는 작았고, 문을 연 식당은 없었다. 

 

가까이에 'Eltz Berg'가는 길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거리는 3km. 아내가 이 정도야 한다. 그럼 가보자.

따가운 햋빛 아래 양산과 부채, 손선풍기를 총동원하고는 언덕길을 오른다.

 

제법 오르고서는 문득 아내가

"가방은 잠갔나?"

"아니"

 

다시 오던 길로 내려간다. 가방을 잠그고, 번호키로 돌리고는 다시 원위치하지만 길을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한다. 

"히치하이킹 하자." 아내는 고개를 도리질 하면서도 발걸음은 떼질 못한다.

 

차가 온다. 소심하게 엄지를 들어 올린다. 고마운 분께서 타란다. 첫 번째 시도에 성공이다. 차는 지그재그로 언덕길을 달린다. 거짓말처럼 언덕 위에는 평원이 있고 넓은 초지와 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Eltz Berg'라는 곳은 이곳 평원(언덕)을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원하던 Eltz Castle(Brug)는 아니었다.

나는 Berg와 Burg를 구분하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나이가 들면 보고 싶은대로 읽힌다더니, 같은 단어로 읽었다. 

 

정비도 안된 조그만 간이 주차장-차가 몇 대 주차되어 있었다. - 에 내린다. 땡큐를 연발하는 우리에게 친절한 그 아주머니는 20분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마침 노부부가 올라오고 계셨다. 

 

히치하이킹 성사에 기분이 좋아진 우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접어든다. 그 유명한 성의 주차장이 흙바닥에 겨우 10여대 공간뿐이고, 가는 길이 등산로 정도의 오솔길이라면 뭔가 잘못되었다는걸 인지 했어야 했다. 설혹 인지했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길은 무성한 나무 그늘 사이로 완만한 경사로 아래를 가리키고 있었다. 간간이 나타나는 이정표가 없다면 이 길은 성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이 길이 맞는 길이었다면 우리는 나무들이 주는 녹음에 감사했을 것이나, 뒤처진 아내는 말이 없어지고 앞 선 내 목덜미는 서늘해진다. 

 

말그대로 20여분 만에 성이 보인다. 굳었던 아내의 얼굴이 그제서야 풀린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성으로 들어가는 큰 길이 나타난다. 우리는 도대체 왜 말도 안되는 곳에서 엉뚱하게 사람들이 잘 다니지도 않은 길로 들어선 것일까?

 

정상적인 방법으로 온 분들은 이 사진을 만난다.

 

 

돈을 내고 들어서니 내부는 가이드 투어만 된단다. 이런 된장. 시간마다 독일어와 영어팀이 번갈아 들어간다. '카슬'과 '원더풀'을 연발하는 영어팀 가이드는 커다란 열쇠로 문을 열고는 우리를 안으로 밀어 넣는다. 

 

 

내부는 여느 성과 다르지 않다. 거실, 침실, 화장실, 주방, 아이방 등 등. 예전의 가구들이 지금과 비교되지 않거니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 있어 건축학적인 지식이 없는 나에게는 큰 감흥이 없다.

눈치코치를 한 껏 발휘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고개를 돌리고,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1시간 30분 남짓 투어를 마치고 유물관을 휘둘러 밖으로 나온다. 입구의 식당 앞에 서니 허기가 밀려 온다. 굴라쉬와 맥주 500cc. 굴라쉬는 짜다. 같이 준 빵으로 간을 맞춘다.

 

길을 돌아 다시 나와 셔틀을 기다린다. 셔틀은 금방 주차장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주차장-내가 만난 주차장 말고-에 내려 걸어오면 중간 즈음에서 이 모습을 만나게 될게다. 이 사진은 엘츠성 홈피에서 가져왔다. 이 외에도 홈피에 가면 다양한 사진과 설명이 있다.

 

성 - 엘츠 성 -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중 하나 (burg-eltz.de)

 

The Castle - Eltz Castle - One of the most beautiful castles in Germany

Eltz Castle is different. It remained unscathed by wars. It has been owned and cared for by the same family from when it was built until today. Its architecture has no comparison and many of the original furnishings of the past eight centuries still remain

burg-eltz.de

 

조금만 검색해도 사진과 가는 법 등이 흘러 넘치는데 나는 왜 그랬을까?

 

>>>>>>>>> 이제 제대로 정리해 해보자.<<<<<<<<<<

 

1. 엘츠 성은 모젤강변의 코블렌츠(Koblenz)와  코헴(Cochem) 사이에 있다. 코블렌츠, 코헴에서 가깝다.

 

2. 엘츠 성을 가려면 Hatzenport에서 내려야 한다(RB81). 역에서 나와 왼쪽의 굴다리를 지나면 버스(5)가 있다.

 

3. 엘츠성 주차장에 내리면  1) 셔틀을 타거나(2€), 2) 걷는다.(15분) 위에서도 말했듯이 성의 멋진 경관을 보려면 걸어야 할 듯하다.

 

4. 입장료(14€): 가이드 투어 비용과 유물관이 포함된다.

 

5. 간단한 식사가 가능하다.

 

 

필요할까 싶지만 우리는 A방면에서 들어갔다. 주차장은 <가>이다. B는 셔틀이, C는 도보길이다. 아마 중간에 훌륭한 전망대가 있을 것이다. 부호가 없는(A 반대편) 곳으로 가는 분들도 있었다. 깃발이 있는 흰부분이 성이다.

 

Hatzenport에서 RB81을 타고 Müden(Mosel)에 도착한다. 승무원이 차표를 보여 달라고 하고는 사탕 2개를 준다.

 

호텔에는 가방 2개가 얌전히 묶여 있었다. 문은 열려 있었다. 키를 받고 2층의 방으로 올라간다. 

 

그럼 머피는 내 등에서 내려 왔을까? 대답은 "아니다."

 

방에서 쉬다가 7시 쯤 식당으로 내려간다. 

 

"밥 좀 먹읍시다."

"우리 집은 금~토만 영업합니다."

"그럼 다른 식당은 어디?"

"이 동네에는 없어."

"빵집이라도"

"없어, 식당은 옆마을에 있어. 3km를 가야 해."

 

걷기는 무리다. 택시는 편도 20€란다. 우물쭈물하는데 기차로 한코스란다. 우쉬! 일찍 말해주지.

 

8시에 기차가 있다. 한코스 3분만에 Treis-Karden에 도착한다. 마을을 잠시 둘러보고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스테이크+스프(감자가 딸려 나왔다.)+물+맥주를 시킨다. 짜다. 다~~짜다.

 

 

9시 50분 다시 호텔로 돌아온다. 

 

컴퓨터를 꺼내들고는 이 글을 먼저 쓴다. 12시. 글이 다 날라갔다. 이런~~~~~~

 

이 글은 28일 Cochem에서 완성했다.

 

머피는 갔을까?

 

아침 식사 때보니 스테인드글라스가 이 집이다. 연도로 봐서 왼쪽이 1638년, 오른쪽이 1744년이다.

병자호란이 끝 난 해가 1637년이니 대단한 건물이지 않은가.

 

비스바덴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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