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었다.
정말로 우연이었다.
집에서 한겨레신문을 받아본다. 언젠가부터 충남일보가 같이왔다.
충남일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펼쳐보지도 않고 폐지통으로 보냈었다.
근데 정말 우연히 어느날
신문을 펼쳤는데 "지키는 숲여행" 모집공고 포스터와 함께 기사가 실려있었다.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아내가 요즘 얼굴홍조로 스트레스가 많아 겸사겸사 신청을 했다.
홈피(THE 관광연구소/ http://blog.daum.net/so1008)에 들어가니 벌써 4번째 여행이었다.
4번째 여행은 홈피에 자세히 나와 있다. 다녀온 여행기도 있다.
참가인원은 30여명. 산림청장 부부포함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각각의 가슴에 숲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인천, 서울, 대구(산림전공 학생), 광주(에서도 학생들도), 대전 등등에서 아침 일찍 대전정부청사로 모였다.- 부끄럽게도 우리 부부만 그저 놀러 가는 중이었다.
죽녹원에서는 해설사분과 함께했고, 관방제림을 거쳐 메타세콰이아길까지 걸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틀렸다. 습도는 제법이었고 하늘은 흐렸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산책이었다.
점심은 대통술을 반주 삼아 돼지갈비를 먹었다.(담양 승일식당-유명한 집이란다) 깔끔한 밑반찬에도 불구하고 고기 몇점에 느끼할 즈음 냉면을 주신다.(당연히 각각 값을 지불해야 한다.)
혹 이 집을 가진다면 고기를 남겨 두었다가 냉면과 함께 먹어보라. 물냉면보다는 비빔이 더 잘 맞을 듯하다.
다시 차에 올라 2시간을 달려 진도대교를 건넌다. 울돌목이다. 그 유명한 "전하 저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라는 멋진 말과 함께 일본군을 작살낸 곳이다.
나는 뜰채 숭어잡이가 더 선명하다. 혼자 그 분이 숭어잡는 걸 상상하며 혼자 피식 웃는다. 갑옷에 뜰채라.
타워에 올라 명량대첩 이야기를 듣는다. 도팍선생(해설사)의 말씀이 구수하고 재미나다. 운림산방으로 가는 길에도 진도 자랑이 끊이질 않는다.
홍주 한잔 걸치고 간장찍은 젓가락으로 상위에 쓱하면 난이 된다는 진도. 서화가무를 진도에서는 자랑 말란다. 전라도 다른 동네는 자랑이 하나씩인디 여기는 자부심(욕심?)이 넘친다.
운림산방. 마침 수묵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었다. 진도에 가면 여기에 들려 소치선생과 그 후손들의 작품을 감상하길 권한다.
다음은 진도군 세방리다. 세방낙조로 유명한 곳. 그러나 낙조는 없었다. 대신 홍주와 전복회로 쓰린 마음을 달랜다. 도팍선생께서 만든 칵테일(맥주나 사이다를 넣고 그 위에 홍주를 조심해서 따라 보시라. 당연 유리잔이어야 한다.)이 지는 해만큼 예쁘다.
전복을 먹고 또 먹으러 간다. 저녁메뉴는 장어탕이다. 오래전에 먹었던 짱뚱어탕과 흡사했고, 전라도식 추어탕과도 닮았다. 경상도식 추어탕(갈아서 끓이기 때문에 고기가 보이지 않는다)과 달리 장어가 토막토막 들어있다. 식당이름은 1박2일이다. 영혼없는(?) 이름과는 달리 내 입에는 딱이다.
숙소는 진도자연휴양림이다. 거북선을 본딴 숙소 방 이름도 모두 해전 아니면 대첩이다. 내가 묵은 방은 당항포해전. 함께 모여 홍주, 막걸리를 먹으며 축구 결승전을 본다. 이기네.
담날 8시 휴양림과 가까운 줄포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같이 앉은 현지분의 말씀 曰 "어제 술 많이 먹은 사람은 맛이 있고, 적
게 먹은 사람은 맛이 없다."
근처에서 잡히는 졸복으로 끓여내는 복어탕이다. 예전에는 독을 제거하는 기술이 없어 가끔 독이 오르곤 했단다. 그러면 다음날 사람들이 더 많았다나 뭐라나.
당연 지금은 자격증을 갖고 계시다니 독에 대한 걱정은 지갑에 넣어둬도 될 듯하다.
머리속에 있는 복어탕은 지우시라. 복어가토막으로 들어있다. 어제 먹은 장어탕처럼 걸쭉하다.
난 어제 술 많이 먹지 않았지만 국물을 리필해서 더 먹었다. 나오면서 보니 대부분이 입에 맞지 않는지 남겼다.
벽과 천정에는 다녀간 사람들의 인사말이 빼곡했지만 맛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겠다. 반주가 생각났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관매도로 가기 위해서는 팽목항으로 가야 한다. 가는 길에 잠기 기억의 숲에 들렀다. 김관홍 잠수사 동상이 있고, 은행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잘 자리지 못하고 있다. 아마 해풍과는 맞지 않는가 보다. 대책이 시급하다.
기억의 벽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부모들의 글들이 빼곡하다.
관매도로 가기 위해서는 팽목항에서 배를 탄다. 팽목항은 2번째 방문이다. 분향소를 철거한단다. 오는 배안에서 유족분들을 만났다. 아마도 동거차도에 갔다 오시는길인가보다.
우리가 탄 배는 몇 곳을 들렀다가 관매도 도착. 다시 돌아오는 시간(3시간 정도)을 관매도를 둘러본다. 시간이 부족해서 마을을 둘러보고 쑥막걸리(쑥이 특산품이란다) 한잔. 해솔숲을 둘러보고 바로 배에 오른다. 사실 나는 관매도 땜에 여행에 참여했는데 시간이 짧아 아쉽다.
배에서 만난 관사도에 사시는 분 말씀에 의하면
아침 7시 배를 타고(차를 갖고) 본도(조도.면소재지)에 들러 전망대에 올라 섬들을 조망하고-조로 즉 새섬이다. 전망이 일품이란다- 점심먹고 다시 배를타고 관매도로 들어갔다가 저녁에 나오면 하루만에 제법 들러볼 수 있단다.
그치만 나라면 관매도에서 하루 숙박하겠다. 해솔숲에는 야영데크도 있다.
다시 가야한다. 나는. 반드시
아!
이름을 까먹었다. 열매는 한약재료로 쓴다던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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