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이야기/19_Kavkaz

29_[조지아] 므츠헤타 Mtskheta

그저 물처럼 2019. 8. 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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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수(?)에서 벗어났다.

와인, 돼지수육, 시래기국, 수제비, 비지찌개, 청국장, 오삼불고기, 닭볶음탕, 고등어 조림, 김치, 호박나물, 젓갈, 깻잎볶음, 메추리알이 들어간 장조림, 파김치 등에서 도망치는데 15일이 걸렸다.

여행 계획에도 없던 바투미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비슷한 또래였고, 아내 빼고는 술을 좋아했다. 우리는 사모님의 한국음식이 너무 좋았다. 

심지어 두 분의 아파트 위층에 방을 얻어서는 함께 다녔다. 메스티아도 같이 다녀왔다.

우연히 만난 인연으로 매일 와인을 마셨다. 넓은 세상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식견을 나누어 주셨다. 그들은 우리에게 많은것을 주셨으나 우리는 드릴게 없어 아내는 내내 미안해했다. 

 

전날 저녁을 먹으며 사장님께서 말씀하신다.

"므츠헤타 간다고"

"예스"

"거기 볼것도 없는데 그냥 여기 며칠 더 있지"

"집사람이 가고 싶어해서요"

"그럼 할 수 없고"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고장났다. 2개 중에 하나는 움직였는데 전날 하나마저 멈췄단다. 우리는 10층에서 캐리어를 들고 내려와야 했다.

 

혹 바투미를 여행하다 이 두분을 만난다면 그대들도 조심하시라. 여행의 끝이 바투미가 될지도 모른다.

 

8월 18일 우리는 바투미에서 트빌리시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공항의 시스템을 닮으려 했다. 가방에는 택을 달았고, 차안에서 차와 커피를 제공했다. 뜨거운 물이 내 몸을 덮치지나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오래 전 터키에서의 버스 탑승 기억이 떠올랐다.

 

중간에 화장실 한번, 점심식사를 위해 한번 정차했다.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타고 내렸다.

므츠헤타에도 정차를 하는지 물어봤으나 고개를 가로 저었다.

오후 3시경 한 젊은이가 버스기사에게 "므츠헤타 어저구 저쩌구" 하더니만 차를 세운다. 급히 기사에게

"므츠헤타"

"OK"

아내를 깨워 내린다. 같이 내린 젊은이들은 마중나온 차에 올라 떠난다. 우리만 고속도로 - 로 보이는 - 주유소에 덩그러니 남았다. 택시를 부르려고 했지만 없었다. 당황한다.

주유소 직원에게 다가간다.

"므츠헤타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예약한 호텔을 보여준다.

"택시"

"Ok"하니 전화를 한다.

숙소에 전화를 걸어 택시 기사에게 건낸다.

10분 만에 도착한다. 어쨌든 중간에 잘 내렸다.
숙소는 성당 가까이에 있었다. 가정집 2층을 고쳤다. 손님은 우리뿐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포도덩쿨이 감싸고 있었고, 정원에는 꽃과 사과나무 등이 가득했다. 식탁에는 주인장의 정성이 담긴 무화과 한접시가 있었다.


아내는 므츠헤타 만은 꼭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므츠헤타는 5C에 트빌리시로 수도를 옮겨가기 전까지 이베리아 왕국의 수도였다. 므츠바리(Mtkvari)강과 아라크비(Aragvi)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다.즈바리(Zvari) 수도원에 서면 두 강의 합류와 스베티츠호벨리 성당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성당보다는 멀리 보이는 므츠헤타에 눈을 뺏기고 있었다.
Zvari는 십자가란 뜻이다.

 

이제 Nino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한다. Nino는 터키지방의 공주였다고도하고, 노예출신이라고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므츠헤타에 들어왔다. 여러 기적 중에 왕비 나나의 병을 낫게도 하였단다. 당시의 왕 미리안(Mirian)이 사냥중에 안개에 갇혔는데 Nino의 기도로 걷혔다. 미리안은 즉시 개종(334년)을 하고 언덕에 십자가를 세웠다. 그 후 6C 말에 성당을 세웠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니 전설처럼 중앙에 큰 나무 십자가가 우뚝 서 있다. 니노가 포도나무 가지로 만들었다는 십자가도 촛불 옆에 나란히 있다.두꺼운 벽체의 작은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온다.
성당 밖에는 성벽을 포함한 요새의 흔적이 있으나 대부분 무너지고 없었다.

 


성당 안은 성화 몇 점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다. 여기에 있는 성화 한 점을 주목하자. 므츠헤타 중심에 자리잡은 스베티츠호벨리성당(Svetitskhoveli Catherdral) 건립 이야기가 담긴 그림이 있다.

 


미리안은 Nino에게 성당 건립을 명했고, 니노는 시도니아의 무덤 자리에 세우기로 한다.시도니아는 엘리야의 동생이었다. 엘리야가 예수가 처형당할 때 입었던 옷을 가지고 조지아로 왔고, 그 옷을 만진 시도니아가 급사를 했다. 죽은 시도니아가 옷을 꽉쥐고 놓지 않아 같이 묻었고, 후에 삼나무가 자랐다. 니노가 삼나무를 베어 기둥을 세우려 했으나 세워지지 않았다. 니노의 밤샘기도 끝에 천사가 나타나 시도니아의 무덤 위에 세웠다. 게다가 기둥에서는 액체가 흘러 나왔는데 병을 치료하는 기적이 일어났단다.러시아 화가가 그렸다는 그림에는 천사가 된 시도니아가 기둥을 세우고 있고, 니노가 십자가를 들고 서 있다. 왕 미리암과 왕비 나나가 무릎을 꿇고 있다.그래서 스베티(기둥) + 츠호벨리(살아있는 또는 생명을 주는)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단다. 당연히 성의는 성당 지하에 묻혀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니노의 무덤도 지하에 있단다.
성당은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는 성채에 둘러싸여 있다.


주차장에서 성당으로 가는 길에는 조지아에서 가장 많은 와인샵, 선물가게가 자리잡고 있었다. 저녁이 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 대개 트빌리시에서 당일로 왔다가는 곳 - 아주 가깝다. -이다.
성당은 십자가의 형태를 띠고 있고, 벽화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의례를 하고 있어 여러번 도전 끝에 전체를 볼 수 있었다.

 


해가 지고 다시 성당을 찾았다. 한산했다. 의자에 앉아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20시 30분 경 불이 들어오고 21:00가 되면 문을 잠근다. 멀리 즈바리 수도원에도 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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