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14일(화)
충청도 사람들은 우유부단하더라는 말에 누군가가 그랬다.
삼국시대 때 지리적 위치가 중앙에 있어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못해서 이런 유전자가 충청인의 몸속에 앉았다고.
이 말이 사실이던 아니던 아산은 내가 보기에는 어중간하게 자리를 잡았다.
바다는 당진과 평택에 뺏기고, 교통은 천안 - KTX역이 아산에 있지만 역이름은 천안-아산역이다.- 언저리에 있다.
온양시와 아산군이 통합되면서 아산시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지만, 멀리 있었던 나에게는 아산이란 이름은 그저 '현충사'라는 단어를 떠올릴때나 생각나는 곳이고, 아직도 '온양'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유명한 온천-도고, 온양, 아산온천-이 자리한 곳이고, 유명 재벌의 공장이 들어오면서 인구가 늘었단다.
천안에서 시작한 터라 내가 이동코스 순서로 올린다. 공세리 성당과 외암리 민속마을은 제외했다.
1. 아산시 읍내동 당간지주: 보물 536호
당간지주는 마을 한가운데 절터는 간데없이 혼자 덩그러니 있다. 어떤이에겐 막대기처럼 생긴 돌기둥 2개로 보일 터 꼭 가서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안쪽에 당간을 고정시키는 네모난 홈이 있고, 기둥 바깥쪽 모서리를 깍아내었다.
2. 아산 평촌리 석조약사여래입상: 보물 536호
고려시대의 불상 중에 이 정도의 비례- 상체가 약간 짧다. 하지만 요즘 대세가 긴 하체가 아니던가 - 와 조화를 가진 불상은 드물다.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맵시가 있거나와 심지어 미소까지 띠고 있다. 옷주름은 약간 도식적이지만 대칭 인듯 아닌듯 유려한 선으로 표현되었고, 무릎의 동심원-삼화령 애기부처에서 확인 가능하다.-은 우리의 시선을 꽉 붙잡는다. 그리고 두 손은 가슴 앞에 모으고 약함을 들고 있어 약사여래불이라는 걸 확실히 말해주고 있다.
3. 용화사 석조여래입상
용화사 앞까지 차가 들어간다. 불상을 보자마자 언뜻 떠오르는게 개태사 불상이다. 개태사 불상보다는 두꺼운 옷자락 때문에 양감도 떨어지고, 옷주름도 도식적이어서 조각수법이 약간 떨어진다. 아산시 읍내동 당간지주와 아산 평촌리 석조약사여래입상과 가까이 있어 함께 답사하면 좋겠다.
4. 인취사 석탑과 석조 아미타삼존불
높은 축대 위 넓직한 터에 절이 자리하고 있다. 관음전이 금당인 것 같은데 앞에 요사채가 있어 거슬리고, 요사채 옆에 석탑 2기가 놓여있다.
석탑은 기단부가 없이 갑석 위에 몸돌과 지붕돌이 올려져 있는데 비례를 보아 하나의 석탑이라기 보다는 흩어져 있는 것을 모아 맞춰 놓은 듯하다. 한 켠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부재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미타삼존불은 좌우에 관음보살과 지상보살을 협시로 두었다. 도금이 되어 있어 원형을 보지 못해 아쉽다.
5. 관음사 석탑과 석조여래불상
문화재청에 있는 주소로는 찾아가기가 어려웠다.(방법은 따로 설명하겠다.)
http://blog.daum.net/gimigi/197
절 바로 옆에 넓은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들어가면 법당 앞에 탑이 있다. 상륜부도 없고, 지붕돌 훼손도 심한데 풍탁이 달려 있다. 상층기단의 갑석 위에는 2단의 받침석이 있다. 1층 몸돌에 비해 2, 3층의 몸돌이 낮아 안정감이 보이고 지붕돌은 4~3단의 층급 받침이 있다.
불상은 얇은 돌판이 아니라면 마애불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약한 돋을새김으로 조각하였다.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맞대어 오른쪽 가슴에 대고, 오른손은 허벅지 부근에서 옷자락을 살짝 잡고 있다.
통견에 옷주름은 간략하고, 두 발은 연화대좌 위에 좌우로 벌리고 서 있다.
6. 영인 5층석탑
관음사에서 계곡건너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석불은 보수 중이라 볼 수가 없었다.
2층 기단에는 복련위에 우주와 탱주가 모각되어 있다. 탑의 몸돌에는 우주가 있고 1층에는 문비가 있다. 지붕돌의 경사는 완만하나 모서리 반전은 경쾌하다.
상륜부는 노반과 복발만 남아 있다.
6. 신현리 미륵불
표지판이 없어 찾기가 어려웠다. 마침 농사철이라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길에서 석불까지 도로상태는 양호하며 가깝다. 동네 안이라 주차하기가 애매하다.
승용차 한 대라면 벽돌색 지붕집 앞마당에 잠시 주차가 가능한데 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미륵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친근하다. 머리에는 둥근 관을 쓰고 있으며, 눈과 눈썹은 길게 조각된것에 비해 입은 작다. 불상에 있는 삼도가 있고, 목에는 염주(?)가 걸려 있는데 오른손으로 잡고 있다.
조선시대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7. 세심사 다층탑
절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예쁘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약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면 단아한 석탑을 만난다. 마침 초파일을 막 지난터라 등을 달기 위한 가로막대가 사진찍기에 거슬리기는 하나 청석으로 만든 단아한 탑을 만나는데에는 불편함이 없다.
흔히 다층탑이라고 하나 세어보면 9층탑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아래 기단은 후에 마련한 것으로 보이며, 원래 기단으로 보이는 부분에는 복련과 앙련의 연화문이 있다.
꽃피는 계절이라 눈을 사로잡는 것들이 지천이었다.
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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