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단풍구경을 하기로 한다. 절경이라는 여러곳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가 대구에서 모임(10.29~30)을 하기로 하고 등산은 대중교통으로 갓바위 도착. 등반 시작해서 은해사로 넘어가는 걸로 정했다.
모든 계획은 수정되기 마련. 가장 멀리서 오는 친구가 금요일 차를 갖고 온단다. 숙소 예약을 하려니 우리(남자 5명)가 원하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고, 마침 경북숙박대전으로 할인이 가능해서 하양에 잠자리를 마련한다. 등반 계획도 은해사에서 운부암 왕복하는 것으로 바꾼다.
주차장은 널찍하다. 적당히 흰구름이 있는 하늘은 설렘을 가득 안겨다 준다. 일주문을 지나고 은해사를 비껴서 산으로 오르다보면 작은 사방댐을 만난다. 큼지막한 팔각정은 텅비었고, 모두들 단풍담기에 열중이다.
가끔 산에 오르는 입장에서는 호젓한 흙길을 기대했지만 넓게 포장되어 있다. 단풍에 눈길을 빼앗기며 약 1시간을 오르면 운부암을 만난다. 암자는 제법 사찰의 격식을 갖추었다. 보화루 아래로 암자에 들어선다.
법당은 원통보전이다. 당연히 관세음보살이 모셔져(심지어 보물로 지정된) 있을테다.
보화루 안으로 들어간다. 작은 문을 액자삼아 보이는 차경도 환상이다.
한참을 멍하니 앉았다 일어서니 이번 등반을 안내하는 친구가 암자 뒤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진짜 보여주고 픈 것이 있단다.
느티나무가 있다. 천 년은 버텼을 것이다. 불에 속살을 텅비워내고 수피만 남아 무수한 잎을 키워내고 있었다. 늙은 노모가 겨우 지팡이에 의지해서도 이제는 더 줄게 없는 처연함 묻어난다.
내려오는데는 30분이면 족하다.
걷기가 여의치 않다면 차로도 가능하다. 몸이 편하려면 다른 것을 양보해야 하는 법, 안구정화는 포기하시라.
이번에는 들리지 못했지만 하양에는 중남식당이 유명하고 영천시 금호읍에는 할매추어탕이 있다. 둘다 차로는 비슷한 시간이면 된다. 중남식당 앞에는 공영주차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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