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사는 계룡산에 있다. 학교 다닐 때 여름이면 동학사에서 갑사까지 산을 넘곤 했다. 그 때는 항상 여름이었다. 다른 것은 기억에 없고 갑사라는 글씨가 뚜렷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철당간이 아니라면 일부러 답사 가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천안으로 거주지를 옮기고 난 후에도 어중간한 거리 땜에 주저하다가 대전에 갈 일이 있어 갑사를 다녀오기로 했다. 갑사 주차장에서 들어갔다. 평일이어서인지 입구의 식당은 한산했다. 어떤 가게는 경기를 반영하는 듯 아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었고, 다람쥐들만 양식 준비에 바빴다. 갑사는 무령왕 때 천불전을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백제 웅진시대 대표적인 사찰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절은 조선시대 전란을 겪으면서 불타고 남북국 시대 신라의 작품인 철당간과, 고려의 부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