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답사를 한 미륵사지는 넓고 황량한 곳에 탑 한기만 덩그러니 있었다. 겨울에는 세찬 바람 때문에 차에서 내리기 싫어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찬바람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만한 대단한- 일제에 의해 시멘트로 보수한 다른 면이 흉칙하게까지 보였지만- 곳이었다. 어느날 뜬금없이 날선 칼날처럼 생긴 탑이 복원이랍시고 반대쪽에 선 이후에는 미륵사지에 가는 횟수가 줄었다. 2000년 대 중반 방문했을 때 해체 중이어서 한참을 잊고 살다가, 복원을 마치고 개방을 한다기에 3월 23일 익산으로 향했다. 어떻게 되었던 오늘날 최고의 전문가들이 최선의 노력으로 복원했을 게다. 복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원래 그대로-어렵지만 원자재와 새로 넣는 자재가 구분이 안 되도록- 할 것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