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께서는 복날에 수박을 사오셨다. 길다란 줄을 매달아 우물에 담가 두었다 먹었다. 차고 달았다. 직장에 들어가면서 선배들을 따라 다니며 복날에 개고기를 먹게 되었다. 할머니께서는 불교신자였던지라 일부러 개고기를 먹는거를 반대하셨고, 자연스럽게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 다른 고기와 특별히 다른 느낌은 없었고, 다들 맛있다니 나도 맛나게 먹었었다. 그 후로 복날엔 의례 보신탕을 먹었었다. 반려동물이 우리 생활에 깊숙히 들어오면서 개고기는 먹기에 불편한 음식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 보양에 제일이 민어라고들 하더라.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이 생선이 보신탕, 삼계탕 등을 제치고 말이다. 그 때 내 머리에서 떠오른 말은 "에이"였다. 조기보다 좀 더 큰 생선이 육고기를 대신한다니 말이 안되는 것이라 ..